
유재연: 몽환적 색채로 그리는 일시적 평화
유재연 작가는 푸른 숲속 반딧불, 부서지기 쉬운 모래 위 이름 새기기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나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순간들을 화폭에 담습니다. 독특한 색감은 현실과 환상을 잇는 관문 역할을 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일시적이지만 강렬했던 내적 경험을 재구성하게 합니다. 특히 ‘영원하지 않음’에 대한 그리움을 화면에 투영해 디지털 시대의 피상적 소통을 넘어선 정서적 교감을 유도합니다.
노한솔: 집단 무의식을 해체하는 ‘소원의 기호학’
노한솔 작가는 카를 융의 ‘집단 무의식’ 개념을 차용해 인류 보편의 소원을 형태화합니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다양한 ‘기복(祈福)’ 이미지는 개인의 욕망이 결국 사회적 코드와 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사랑의 본질을 텍스트와 상징적 도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경험을 결합해 새로운 서사를 창조하도록 유도합니다. 익숙한 이미지를 낯설게 재배치함으로써 일상 속에 숨겨진 권력 구조를 질문하는 전략입니다.
딥페이크 시대, 주체적 시선의 회복을 권하다
이 전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와 알고리즘 필터링된 콘텐츠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수동적 시선을 비판합니다.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SNS 피드 속 편집된 현실 ▲외부에 의해 정의된 욕망 대신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세울 것을 촉구합니다. 큐레이터는 “기술이 인간의 인식을 지배하기 전, 우리 내면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이라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전시 정보
•기간: 2024.12.3(화)~12.28(토) ※월·일 휴관
•장소: 아트센터 자인(서울 종로구)
•연계 프로그램: 작가 토크(12.14), 청소년 워크숍(12.21)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체성 탐구라는 사회적 화두를 제기합니다. 관람객은 전시장을 나서며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