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강화하면서 이라크까지 중동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의 이스라엘 드론 공격 건수는 90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8월 6건, 9월 31건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이번 달은 현재까지 65건의 드론 공격이 이뤄졌습니다. 공격 횟수가 늘어나긴 했어도 이라크 민병대발 저출력 드론은 대부분 격추되는 등 이스라엘에는 아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러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이란이 앞으로 이스라엘 보복을 위해 이라크 서부의 대리 세력에 의지할 수 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이미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유조선 등에 숨겨 이라크로 밀반입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이 사망하면 이스라엘은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시설을 공격하고 그 뒤에는 시리아 동부에서와 같은 정밀 타격으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중동 전쟁에 휘말리는 것은 이라크 정부로서도 원치 않는 상황입니다. 이라크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축출을 위한 미국의 침공 이후 20년이 넘도록 긴 국경선을 맞댄 이란과, 자국에 약 2천여 명의 병력을 남겨둔 미국 사이에서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란은 이라크에서 적극적으로 동조 세력을 모으고 자금 지원을 늘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왔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주고받는 등 중동 정세가 급변하자 이라크 정부는 자국 내 민병대의 자제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최근 이란 테헤란에 당국자를 파견하기도 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중동 전쟁에 휘말릴 경우 이라크의 주된 수입원인 석유 수출도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두 번째 규모 산유국입니다. 후세인 축출 후 지난 20년간 석유 수출은 이라크 경제의 주요 자금 조달원 역할을 했습니다.